2004년 10월 29일
한국은 과연 농업을 위해 무역국임을 포기할 수 있는가?
한국 경제가 5천억 달러 규모라고 할 때, 무역 때문에 유발되는 부분이 3500억 달러 정도 됩니다.
한국인들이, 자기가 수출을 하건 수입을 하건 농사를 짓건 간에 천만원을 번다면 그 가운데 700만원은 대외 거래로 인해 벌 수 있게 된 돈이라는 것입니다.
한국은 수많은 공산품을 수출합니다. 농산물도 수출합니다. 한국제 과일들은 수입되는 외국 과일들이 그렇듯이 농약 잔뜩 쳐서(?)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건너 미국에서도, 일본에서도 팔립니다.
사람이 목숨을 이어가려면 가장 기본적인 건 먹을 것이겠지만, 식량만이 중요한 건 아닙니다. 먹을 것 만큼은 아니겠지만 옷도 매우 중요하고 땔감도 무척 중요합니다. 그런데, 옷 재료랑 땔감(연료)는 한국에서 나는 걸로 4500만이 쓰기엔 턱도 없습니다. 1000만 명이 쓸 양도 안 나옵니다.
그런데 한국 돈은 달러가 아닙니다. 설사 한국 돈으로 무역을 할 수 있다고 해도, 한국은 무역 적자를 수십조원씩 보면서도 원화 가치를 지지할 능력도 없습니다. 그러므로 한국은 기축 통화를 구해야 합니다. 그걸로 필요한 걸 사야 하죠. 따라서 수출을 해야 합니다. 수출을 못하면 현대자동차, 삼성전자만 망하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한국사람 거의 모두가 망합니다.
따라서 한국은 경제 건설을 시작할 때부터 시장을 개방해두었던 선진국에 수출하는 것으로 시작했고, 지금도 마찬가집니다. 왜 미국에, 유럽에 굽신거릴 수밖에 없는가? 그 나라들의 시장에 목숨줄이 걸려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 소고기와 밀을 수입해 오기 위해 미국에 굽신거려야 하는 게 아닙니다. 소고기랑 밀은 미국 아니라도 팔 나라 많습니다.
그럼 한국이 물건을 수출하는 나라들은 바보인가요? 외국이 자기 나라 돈을 벌어가게 놔두기만 할 나라는 세상에 단 한 나라도 없습니다. 한국도 그렇게 안합니다. 너는 네가 잘 만드는 것을 팔고, 나는 내가 잘 만드는 것을 판다! 이건 무역의 기본이며, 큰 무역 적자를 보는 많은 선진국들은 바로 자기 나라의 국민을 위해서라도 그때문에 무역 적자를 감수하면서 시장을 개방한 채로 있는 것입니다.
미국은 자동차 수입 안해도 나라에 문제 안 생깁니다. 하지만 자동차 수입하느라고 수천억 달러가 나가고, 그게 미국 무역 적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데도 자동차 수입을 막지 않습니다. 미국이 자동차 수입을 막으면 유럽, 일본, 한국 모두가 난리가 나죠. 경제 공황이 올 수도 있습니다.
유럽이 전자제품 수입을 막아도 필립스가 전자제품을 생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전자제품 수입하느라고 큰 무역 적자가 나지만, 유럽 기업들만 전자제품을 공급할 때보다 외국 기업들도 같이 공급할 때가 훨씬 싼 제품, 좋은 제품을 공급받게 되고 그게 국민 경제에도 이익이기 때문입니다.
뭐 교과서 수준 이야기는 그만 하고요, 핵심은 한국은 무역을 결코 포기할 수 없는 나라라는 것입니다. 겨울에 얼어죽지 않기 위해서 석유가 필요하고 옷감을 만들기 위해서, 플라스틱을 만들기 위해서 석유가 필요합니다. 석유를 수입해 와서 국내 공장에서 이런걸 만들지 않고 모조리 제품을 사 오기엔 한국의 부는 턱없이 모자랍니다. 인구는 너무 많고요.
농수산업을 위해서 WTO를 탈퇴하거나, 시장 폐쇄 정책으로 한국은 절대로 갈 수 없습니다. 그건 나라가 망하자는 짓입니다. 농수산물과 전자제품, 자동차 무역을 연계하자고 한국의 주요 무역 대상국들이 팔 걷어부치면 노무현 아니라 농협 출신 대통령이 있다고 해도 한국은 손을 들 수밖에 없다는 이야깁니다. 안그려면 대공황이 오는걸 감수하던가요.
한국은 옛날에 신발, 옷을 수출하면서 많은 외국의 신발공장, 옷 공장을 망하게 했습니다. 그리고 한국도 시장을 개방하게 되면서, 동남아시아와 중국 기업들이 한국의 많은 신발 공장, 옷 공장을 망하게 했습니다. 제주도 바나나 농가들도 바나나 농사 다 걷어치웠죠? 이건 무역을 하면서 일어날 수밖에 없는 일입니다. 그래서 어떤 나라고 한방에 모든 분야를 다 무역자유화 하지는 않고, 언제부터 할 것이라고 시간표를 만들고 미리 알려주고 대비하는 겁니다.
한국은 쌀 수입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몇 년 '유예' 하기로 약속했습니다. 이제 그 기간이 다 되었습니다. 더 유예하려면 수출국들이 보게 될 손해를 메꾸어 주어야 할 만한 당근을 줘야 합니다. 더 중요한 것은, 언젠가는 개방해야 합니다. 지금은 줄 당근이 있을지 몰라도, 더이상 줄 당근이 없게 될 때가 반드시 오고야 말게 됩니다.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준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미 많이 늦었습니다. 1993년, UR이 타결되었을 때부터 한 5년 수매가를 동결했다면 1998년까지 수매가가 동결되었을 태고 그때까지 큰 구조 개선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1999년부터 1년에 1%씩이라도 수매가를 내렸다면 역시나 한국 쌀농사의 경쟁력은 지금보다는 매우 강해졌을 것입니다. 물론 어렵죠. 어렵고, 그때그때 선거가 있거나 할 때마다 표 얻자고 해서 국회에서는 처리가 안 됐습니다.
하지만 보십시오, 김영삼도, 김대중도, 노무현도 처음엔 쌀시장을 개방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모두 다 나중엔 말을 뭐라고 바꾸건 결국 개방하는 편에 섰습니다. 그들이 다 악당이라서 그렇겠습니까? 김영삼은 몰라도, 김대중과 노무현은 결코 악당이 아닙니다. 김영삼도 바보였을지는 몰라도 악당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대통령 일을 하면서는 말이죠.
저는 서울에 사는 도시 노동자이고, 미제 칼로스 쌀같은 거 어디 가면 살 수 있는지 아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저희 집은 경기도 농협 어디에서 파는 쌀을 사먹습니다. 10킬로에 거의 3만원 합니다. 비싸요. 비싸지만 동네 쌀가게의 25000원짜리 쌀보다 농협 직거래로 사먹는 3만원짜리 쌀이 훨씬 맛있기에 그걸 삽니다. 다른 많은 사람들도 그렇게 하고들 있을 겁니다.
조금이라도 많은 사람들이 국산 쌀을 더 비싼 값에 살 생각이 있을 때, 그들의 마음을 잃지 않기 위해 준비하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 그렇게도 안되는 일일까요? 경기 침체가 몇년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불황이 계속되면 외제품이건 뭐건 싼 물건 쪽으로 눈이 돌아가게 되어 있습니다. 아직은 비싸도 국산 농수산물에 사람들의 눈길이 머물고 있지만, 이게 언제까지 이어질지 한번 생각해 보시는 것이 좋지 않겠습니까?
Fillia...
한국인들이, 자기가 수출을 하건 수입을 하건 농사를 짓건 간에 천만원을 번다면 그 가운데 700만원은 대외 거래로 인해 벌 수 있게 된 돈이라는 것입니다.
한국은 수많은 공산품을 수출합니다. 농산물도 수출합니다. 한국제 과일들은 수입되는 외국 과일들이 그렇듯이 농약 잔뜩 쳐서(?)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건너 미국에서도, 일본에서도 팔립니다.
사람이 목숨을 이어가려면 가장 기본적인 건 먹을 것이겠지만, 식량만이 중요한 건 아닙니다. 먹을 것 만큼은 아니겠지만 옷도 매우 중요하고 땔감도 무척 중요합니다. 그런데, 옷 재료랑 땔감(연료)는 한국에서 나는 걸로 4500만이 쓰기엔 턱도 없습니다. 1000만 명이 쓸 양도 안 나옵니다.
그런데 한국 돈은 달러가 아닙니다. 설사 한국 돈으로 무역을 할 수 있다고 해도, 한국은 무역 적자를 수십조원씩 보면서도 원화 가치를 지지할 능력도 없습니다. 그러므로 한국은 기축 통화를 구해야 합니다. 그걸로 필요한 걸 사야 하죠. 따라서 수출을 해야 합니다. 수출을 못하면 현대자동차, 삼성전자만 망하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한국사람 거의 모두가 망합니다.
따라서 한국은 경제 건설을 시작할 때부터 시장을 개방해두었던 선진국에 수출하는 것으로 시작했고, 지금도 마찬가집니다. 왜 미국에, 유럽에 굽신거릴 수밖에 없는가? 그 나라들의 시장에 목숨줄이 걸려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 소고기와 밀을 수입해 오기 위해 미국에 굽신거려야 하는 게 아닙니다. 소고기랑 밀은 미국 아니라도 팔 나라 많습니다.
그럼 한국이 물건을 수출하는 나라들은 바보인가요? 외국이 자기 나라 돈을 벌어가게 놔두기만 할 나라는 세상에 단 한 나라도 없습니다. 한국도 그렇게 안합니다. 너는 네가 잘 만드는 것을 팔고, 나는 내가 잘 만드는 것을 판다! 이건 무역의 기본이며, 큰 무역 적자를 보는 많은 선진국들은 바로 자기 나라의 국민을 위해서라도 그때문에 무역 적자를 감수하면서 시장을 개방한 채로 있는 것입니다.
미국은 자동차 수입 안해도 나라에 문제 안 생깁니다. 하지만 자동차 수입하느라고 수천억 달러가 나가고, 그게 미국 무역 적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데도 자동차 수입을 막지 않습니다. 미국이 자동차 수입을 막으면 유럽, 일본, 한국 모두가 난리가 나죠. 경제 공황이 올 수도 있습니다.
유럽이 전자제품 수입을 막아도 필립스가 전자제품을 생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전자제품 수입하느라고 큰 무역 적자가 나지만, 유럽 기업들만 전자제품을 공급할 때보다 외국 기업들도 같이 공급할 때가 훨씬 싼 제품, 좋은 제품을 공급받게 되고 그게 국민 경제에도 이익이기 때문입니다.
뭐 교과서 수준 이야기는 그만 하고요, 핵심은 한국은 무역을 결코 포기할 수 없는 나라라는 것입니다. 겨울에 얼어죽지 않기 위해서 석유가 필요하고 옷감을 만들기 위해서, 플라스틱을 만들기 위해서 석유가 필요합니다. 석유를 수입해 와서 국내 공장에서 이런걸 만들지 않고 모조리 제품을 사 오기엔 한국의 부는 턱없이 모자랍니다. 인구는 너무 많고요.
농수산업을 위해서 WTO를 탈퇴하거나, 시장 폐쇄 정책으로 한국은 절대로 갈 수 없습니다. 그건 나라가 망하자는 짓입니다. 농수산물과 전자제품, 자동차 무역을 연계하자고 한국의 주요 무역 대상국들이 팔 걷어부치면 노무현 아니라 농협 출신 대통령이 있다고 해도 한국은 손을 들 수밖에 없다는 이야깁니다. 안그려면 대공황이 오는걸 감수하던가요.
한국은 옛날에 신발, 옷을 수출하면서 많은 외국의 신발공장, 옷 공장을 망하게 했습니다. 그리고 한국도 시장을 개방하게 되면서, 동남아시아와 중국 기업들이 한국의 많은 신발 공장, 옷 공장을 망하게 했습니다. 제주도 바나나 농가들도 바나나 농사 다 걷어치웠죠? 이건 무역을 하면서 일어날 수밖에 없는 일입니다. 그래서 어떤 나라고 한방에 모든 분야를 다 무역자유화 하지는 않고, 언제부터 할 것이라고 시간표를 만들고 미리 알려주고 대비하는 겁니다.
한국은 쌀 수입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몇 년 '유예' 하기로 약속했습니다. 이제 그 기간이 다 되었습니다. 더 유예하려면 수출국들이 보게 될 손해를 메꾸어 주어야 할 만한 당근을 줘야 합니다. 더 중요한 것은, 언젠가는 개방해야 합니다. 지금은 줄 당근이 있을지 몰라도, 더이상 줄 당근이 없게 될 때가 반드시 오고야 말게 됩니다.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준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미 많이 늦었습니다. 1993년, UR이 타결되었을 때부터 한 5년 수매가를 동결했다면 1998년까지 수매가가 동결되었을 태고 그때까지 큰 구조 개선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1999년부터 1년에 1%씩이라도 수매가를 내렸다면 역시나 한국 쌀농사의 경쟁력은 지금보다는 매우 강해졌을 것입니다. 물론 어렵죠. 어렵고, 그때그때 선거가 있거나 할 때마다 표 얻자고 해서 국회에서는 처리가 안 됐습니다.
하지만 보십시오, 김영삼도, 김대중도, 노무현도 처음엔 쌀시장을 개방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모두 다 나중엔 말을 뭐라고 바꾸건 결국 개방하는 편에 섰습니다. 그들이 다 악당이라서 그렇겠습니까? 김영삼은 몰라도, 김대중과 노무현은 결코 악당이 아닙니다. 김영삼도 바보였을지는 몰라도 악당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대통령 일을 하면서는 말이죠.
저는 서울에 사는 도시 노동자이고, 미제 칼로스 쌀같은 거 어디 가면 살 수 있는지 아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저희 집은 경기도 농협 어디에서 파는 쌀을 사먹습니다. 10킬로에 거의 3만원 합니다. 비싸요. 비싸지만 동네 쌀가게의 25000원짜리 쌀보다 농협 직거래로 사먹는 3만원짜리 쌀이 훨씬 맛있기에 그걸 삽니다. 다른 많은 사람들도 그렇게 하고들 있을 겁니다.
조금이라도 많은 사람들이 국산 쌀을 더 비싼 값에 살 생각이 있을 때, 그들의 마음을 잃지 않기 위해 준비하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 그렇게도 안되는 일일까요? 경기 침체가 몇년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불황이 계속되면 외제품이건 뭐건 싼 물건 쪽으로 눈이 돌아가게 되어 있습니다. 아직은 비싸도 국산 농수산물에 사람들의 눈길이 머물고 있지만, 이게 언제까지 이어질지 한번 생각해 보시는 것이 좋지 않겠습니까?
Fillia...
# by | 2004/10/29 02:30 | 시사정치적 이슈 | 트랙백(1)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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